1. 심층적 공감
상담 초기에 촉진적 상담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사용하는 공감과는 달리 상담 중기에는 심층적 공감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공감과 심층적 공감을 구분하기는 어려우나 굳이 구분하자면 전자는 내담자의 경험과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되 그 경험과 감정은 주로 내담자가 알고 있거나 표현하고 있는 것이지만 후자는 표현되지 않은 부분을 상담자가 발굴해 내담자로 하여금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기법이다.
예를 들면 내담자가 “며칠 전 창수와 말다툼해서 서로 말도 안 하고 지내요. 그 후로 먼저 말을 걸려고 생각해도 그게 잘 안 돼요.”라고 말한 것에 대해 상담자는 다음과 같이 두 가지로 반응할 수 있다.
상담자 A: “창수와 다투고 나니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이구나.”
상담자 B: “말다툼을 했지만, 지나고 보니 후회도 되고 그 친구와 전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구나.”
위의 예에서 상담자 A는 내담자가 표현한 것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지만 상담자 B는 내담자가 친구와 전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긍정적 동기가 있음을 공감해 주었다. 내담자의 부정적 경험이나 부정적 감정표현에는 대부분 긍정적 동기가 있으며, 긍정적 동기를 발굴해 주는 것은 내담자의 자긍심을 높일 뿐 아니라 상담 방향도 정해 준다.
예를 들면 “저는 제 속 이야기를 자신 있게 다른 사람에게 하지 못해 답답해 죽겠어요.”라는 내담자의 반응에 대해 상담자가 단순히 “매우 답답하시겠어요.”라고 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 앞에서 자신 있게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군요. 그럼 어떤 점 때문에 이야기하기가 어려운지요?”라는 것이 훨씬 심층적인 공감이라고 볼 수 있다.
2. 피드백 주기
피드백은 내담자의 사고, 감정, 행동에 대해 상담자 자신이 보고 관찰한 것을 전달하여 그의 현재 모습을 지지하든지 아니면 변화시키는 기법인데, 전자를 인정적 피드백, 후자를 교정적 피드백이라고 한다. 인정적 피드백이란 상담자가 내담자의 현재 모습과 변화를 지지하는 피드백이지만, 교정적 피드백이란 내담자로 하여금 현재의 모습과 변화 과정을 교정하게 하고 새로운 모습과 변화를 격려하는 피드백이다. 따라서 교정적 피드백은 상담자와 신뢰할 만한 관계가 형성된 중기나 후기에 주는 것이 좋다.
피드백할 때 상담자가 기억해야 할 것은 피드백의 궁극적인 목적이 내담자의 사고, 감정, 행동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의 편에서 그의 변화와 성장을 돕는 것이라는 점이다.
피드백은 대체로 받아들이기 어렵기 때문에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하는데 상담자의 피드백이 그의 변화와 성장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내담자가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건(1994), 패터슨과 웰펠(1994)은 피드백을 주는 원칙을 제시했다.
3. 직면
직면이란 내담자가 가지고 있는 불일치, 모순, 생략 등을 상담자가 기술해 주는 것이다.
이건(1990)은 직면보다는 도전이라는 말이 더 정확하다고 했고, 이형득(1993)은 이것을 맞닥뜨림이라고 번역했다. 그러나 직면은 상담자의 욕구나 필요에 의해서 또는 내담자를 처벌하기 위해 내담자와 반대입장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의 편에서 내담자를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직면은 내담자가 매우 받아들이기 어렵고 잘못하면 내담자에 대한 처벌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신뢰 관계가 형성된 후 아껴서 사용하며, 상담자가 내담자에 대해 화가 나 있거나 마음이 불편할 때 사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직면하는 이유와 직면을 통해 성취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상담자가 분명히 알고 직접적이고 쉬운 언어로 직면할 수 있어야 한다.
상담자가 직면할 수 있는 영역은 대략 여섯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내담자의 지각과 정확한 정보 사이의 괴리이다. 예를 들어 성관계 후 물로 씻어내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여학생에게 “너는 성관계 후 물과 비누로 씻어내면 임신을 방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구나. 피임할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는데, 물과 비누로 씻어 내는 것은 그런 방법이 되지 못하지. 피임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하면 도움이 될까?”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내담자의 기대와 현실적 가능성 간의 괴리이다. “나는 다른 모든 사람에게 수용되고 사랑을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나는 행복할 수 없다.”라고 믿는 기독교인 내담자에게 “당신은 하느님보다 더 위대한 사람인가 봅니다. 왜냐하면, 이 세상에서 적어도 반 이상의 사람들은 하느님을 수용하거나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지요.”라고 말할 수 있다.
셋째, 언어적 메시지와 비언어적 메시지 간의 괴리이다. 얼굴이 상기되고 몸이 굳어지면서도 자신이 화가 났다는 것을 극구 부인하는 내담자에게는 양자 간의 괴리가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에 대해 탐색할 수 있다.
넷째, 의도된 목적과 행동 결과 간의 괴리이다. 다른 사람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고 하는 행동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무시나 비난을 초래할 때, 또는 자신은 유머라고 취한 행동이 실제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에 대해서도 직면할 수 있다.
다섯째, 말과 행동 간의 괴리이다. 외도하면서도 스스로 좋은 배우자라고 말하는 경우, 사랑한다면서 학대하는 행동을 하는 부모의 경우 이 양자 간의 괴리에 직면할 수 있다.
여섯째, 혼란스러운 메시지에 대해 직면할 수 있다. 자녀들에게 독립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자녀들이 없으면 겪게 될 외로움에 대해 말하는 부모들이 있다.
예로 “지은아 학교에 가야지. 그런데 네가 학교에 가면 엄마는 혼자 심심해서 어떻게 하지?”라는 메시지는 자녀에게 혼란을 준다. 상담자는 이와 같은 메시지들에 대해 직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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