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삶의 이해

대형 재난 이후 심리적 충격을 극복하려면

인간의 심리 이해 2025. 4. 18.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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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상북도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단순한 물리적 피해를 넘어,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습니다. 불길 앞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 피난길에 오른 이들, 또는 뉴스와 영상을 통해 참상을 목격한 이들까지 다양한 형태의 심리적 충격을 겪고 있습니다. 재난은 육체적인 상처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트라우마를 남기며, 이는 장기간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시기에는 단순한 복구 작업만큼이나 ‘마음의 복구’가 필요하며, 재난 정신건강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대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재난 이후 흔히 겪는 심리 반응, 정신적 외상의 원인, 회복 단계,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 그리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방법에 대해 다루어보겠습니다. 재난을 경험한 분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대형 재난
대형 재난

 

1. 재난이 남기는 심리적 충격과 그 영향

대형 산불, 지진, 홍수, 붕괴 사고 등 갑작스러운 재난은 사람의 심리에 깊은 충격을 줍니다. 이 충격은 단순한 슬픔을 넘어서 두려움, 무기력, 죄책감, 분노 등의 다양한 감정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생사의 위기를 직접 겪은 경우에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로 발전할 가능성도 큽니다. PTSD는 재난 당시의 기억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고, 그 상황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공포에 시달리며 일상생활이 어려워지는 심각한 정신건강 문제입니다.

이와 같은 심리 반응은 재난 직후 바로 나타날 수도 있고, 몇 주나 몇 달이 지난 후에 서서히 드러날 수도 있습니다. 불면증, 식욕 저하, 집중력 저하,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형태로 이어지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반응이며, 스스로를 탓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면 증상이 만성화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대처와 관심이 중요합니다.

 

2. 심리적 트라우마의 이해와 회복 과정

심리적 외상은 '생명의 위협을 느꼈거나,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정신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경험'에서 비롯됩니다. 이러한 트라우마는 뇌와 신경계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후, 정상적인 사고 및 감정 조절 기능이 일시적으로 혹은 장기적으로 마비되는 상태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트라우마는 무의식 속에 저장되어, 비슷한 자극이 있을 때마다 다시 반응하게 만들며 회복을 어렵게 합니다.

회복의 첫 단계는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괜찮은 척, 아무 일도 없었던 척 감정을 억누르면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이 내부에 더 깊이 자리 잡게 됩니다. 이때 ‘나만 이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이다’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다음은 감정을 말로 표현하고,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입니다. 말을 통해 정서적 거리 두기가 가능해지고, 감정을 다룰 수 있는 힘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회복에는 개인차가 존재하므로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며, 조급해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합니다. 또한 자신에게 맞는 회복 방식(일기 쓰기, 운동, 산책, 명상 등)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일상의 리듬을 되찾을 수 있습니다.

 

3.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회복 방법

재난 이후 정신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일상적인 활동을 유지하려는 노력입니다. 일정한 식사와 수면, 가벼운 운동을 통해 신체적인 리듬을 되찾으면 심리적 안정감도 함께 회복됩니다. 또한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림을 그리거나, 음악을 듣거나, 누군가에게 감정을 털어놓는 행위 자체가 감정 순환을 도와 트라우마의 회복을 촉진합니다.

명상과 호흡 운동도 매우 효과적인 도구입니다. 불안과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는 간단한 복식호흡, 바디 스캔 명상 등을 통해 현재에 집중하고 긴장을 이완하는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에는 정신건강 앱 등을 통해 일상에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명상 프로그램도 많아졌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정보 습득을 일정 시간으로 제한하고,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콘텐츠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도움이 됩니다.

 

4. 가족과 지역사회의 역할

재난 회복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 특히 가족과 지역사회의 지지와 공감이 결정적인 회복 요소가 됩니다. 먼저 가족들은 서로의 감정과 상태를 존중하고, 위로의 말을 아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때로 아무 말 없이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됩니다. 또한 피해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지역사회는 피해자들이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다양한 형태의 커뮤니티 프로그램, 집단 상담, 피드백 공유의 장을 마련해야 합니다. 재난이 남긴 공동의 트라우마를 서로 공유하고, 그것을 함께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곧 치유의 시작이 됩니다. 실제로 심리학에서는 집단 회복이 개인 회복보다 더 빠르고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는 마음 회복을 위한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5. 전문가 상담과 심리치료의 필요성

심리적 외상이 장기화하거나,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감정 조절이 어렵다면 반드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심리상담센터, 정신건강복지센터, 병원 등에서 제공하는 전문적인 심리 치료는 체계적인 회복을 돕습니다. 특히 인지행동치료(CBT), EMDR(안구운동 탈감자 및 재처리 요법), 미술치료, 트라우마 전문 상담 등은 트라우마 회복에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전문가의 상담을 받는다는 것이 약하거나 이상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알고 적절한 도움을 받는 ‘현명한 선택’ 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런 선택은 자신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만약 비용 문제나 접근성이 걱정된다면, 지자체나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무료 심리 지원 프로그램이나 임시 상담소 등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재난 정신건강 정보  =>  https://nct.go.kr/distMental/understand/understand01.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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